2·2 음원과 음장
(6) 콘서트 홀(Concert Hall)
콘서트 홀은 사운드 믹싱을 하기에 가장 적합한 회장이라고 할 수 있으며, 주로 클래식 음악 연주를 위해 설계/시공된 회장이다. 역사상 콘서트 홀의 기원은 유럽의 궁정 극장이나 고딕 사원, 바로크 교회에 있다고 하지만 본격적인 콘서트 홀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독일 라이프치히에 있는 게반트 하우스라고 전해진다. 그밖에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대표적 콘서트 홀로는 19세기 후반에 건설된 빈의 뮤직 페라인잘, 암스테르담의 콘셀트헤보우 홀, 미국 보스턴의 보스턴 심포니 홀 등을 들 수 있다.
일본의 경우, 본격적으로 콘서트 라이브 홀이라는 이름으로 건설된 것은 1982년 오사카에 건설된 더 심포니 홀이다. 계속해서 일본에서는 1986년 산토리 홀, 1989년 오차드 홀, 이어서 동경예술극장 등이 건설되었다.
콘서트 홀 내부 형태의 대표적인 것으로는 ○ 슈박스형(Shoe box style) ○ 와인야드형(Wine yard style)의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슈박스형은 구두를 넣는 골판지 상자와 같은 직사각형이고, 와인야드형은 산골짜기의 포도밭과 같이 작은 블록이 계단식 형상으로 배치되어 있는 것을 말한다. 소리의 질은 공간의 넓이나 여러 가지 음향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므로 슈박스형이 좋은지 와인야드형이 좋은지는 단정할 수 없다.
콘서트홀의 음향 조건 중 특히 사운드 믹싱과 관련된 것으로 다음의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 잔향의 상태 ○ 소음대책
잔향(殘響)은 무대에서 발생한 소리가 홀 천장이나 벽면에 반사된 소리의 집합으로, 시간의 경과에 따라 감쇠한다. 이는 악기음의 음색에 윤기를 내기도 하고 소리에 정감을 더해 아름다운 사운드를 만들어 내는 효과를 낸다. 그리고 공간에 확산감과 입체감을 조장하여 더욱 효과적인 것으로 만들어 내는 역할을 한다.
보통 잔향의 정도를 나타내기 위해 잔향 시간을 사용하는 일이 많은데, 잔향음의 질은 잔향 시간의 길이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홀의 체적과도 관련이 있으며 잔향음 자체의 음질과도 관련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한다. 체적이 크지 않은 작은 홀에 터무니없이 잔향시간만 길게 하면 소리가 미쳐 빠져나가지 못해 꽉 차버린 느낌을 주게 된다. 이렇듯 오염된 것 같은 잔향음으로는 음질 상 아름다운 소리가 될 수 없다.
잔향음은 홀에 청중이 있거나 계절이 변함에 따라 달라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라이브 녹음의 경우, 청중이 없을 때의 잔향음과 청중이 있을 때의 잔향음이 다르므로 마이크로폰의 위치도 리허설시 청중이 들어갔을 때를 고려하여 잘 세팅해야 한다. SR의 경우도 공석 시와 만석 시는 하우링의 조건이 달라지므로 컨트롤 방법을 미묘하게 바꿀 필요가 있다.
클래식 음악을 녹음 할 때는 잔향음이 적은 회장에서 마이크로 폰에 거리를 두고 세팅하는 것보다는 잔향음이 풍부한 회장에서 마이크로 폰을 가까이 세팅하여 녹음하는 편이 좋은 결과를 얻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잔향음이 많은 회장일수록 연주가 수월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유럽에서는 의도적으로 잔향이 많은 교회에서 클래식 음악을 녹음하는 경우가 많다.
홀 내의 소음은 공조 등으로 인한 내부 소음과 외부나 인접 건물에서 나는 소음 등을 생각할 수 있다. 내부 소음은 냉난방, 환기 등의 공기 조정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서 보통 암소음(暗騷音) 이라고 불린다. 이 암소음은 중고역의 주파수를 포함한 배출구에서 나는 잡음이나 공기의 흐름 등에 의한 저음역 주파수의 잡음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모두 지속적인 소리이기 때문에 연주 자체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며 녹음 시 피아니시모 연주의 악절 등에서는 노이즈가 두드러지게 된다. 청중이 입장해 있는 라이브 콘서트라면 이러한 노이즈가 다소 들어가도 무방하지만 비공개(라이브가 아닌) CD 제작을 위한 녹음에서는 곤란하다. CD의 경우 백그라운드 노이즈가 극히 적기 때문에 홀 내의 큰 시곗바늘이 움직이는 소리나 연주자가 앉는 의자에서 나는 삐걱거리는 소리, 관악기 메커니즘의 연주 잡음 등과 같은 상당히 작은 잡음도 함께 녹음되어 버리므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건설된 새로운 홀 중에는 NC값(Noise rating number : 암소음의 정도를 나타내는 값) 20 정도의 암소음 레벨이 낮은 곳도 있는데, 이것은 대단히 반가운 경향이라고 할 수 있다. 오래전에 설계된 홀은 대부분 암소음 레벨이 높기 때문에 녹음 시 공조를 멈춰야 하는 경우도 있다. 공조를 멈추게 하면 녹음 도중에 관악기의 피치가 바뀔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같은 건물 내의 한 작은 홀에서 록 콘서트가 열리고 있다면 이 소리가 클래식 음악 연주회가 진행되고 있는 큰 홀에 새어 들어갈 수 있으며, 건물 밖을 통과하는 구급차나 트럭의 소음, 지하철 주행음 등의 외부 잡음도 들어갈 수 있으므로 교통이 발달한 곳에 있는 노후된 시민 회관 등을 사용할 경우에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콘서트 홀 등과 달리 교회당은 외부와의 차음에 대해서 그다지 고려하지 않은 채 지어졌기 때문에 울림은 좋지만 차음이 나쁘다는 것을 어느 정도 각오해야 한다. 조용한 야간에 녹음 스케줄을 짜거나 가능하다면 특별히 교통을 규제하는 대책 등을 생각해 두는 것도 좋을 것이다.
콘서트 홀, 일반 극장 등의 현장에서 일하는 스태프는 무대, 조명, 음향 3개 그룹이 중심이 된다. 행사에 따라서는 연출 스태프 등이 추가되기도 한다. 어쿠스틱한 악기가 중심은 클래식 음악의 경우, 음향 스태프는 호출 아나운스를 장내에 방송하는 정도의 일밖에는 하지 않는다. 이에 비해 록을 비롯한 대중음악 연주회 등에서는 전기 음향 시스템을 구사하는 일도 있어 음향 스태프가 대단히 중요한 일을 맡게 된다.
최근의 다목적 홀 등은 홀 운영 스태프를 외부의 전문 조직에 위탁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으며, 행사에 따라서는 연주 그룹이 연출 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는 스태프를 함께 참가시키기도 한다.
어쨌든 스태프 각자가 서로의 입장을 잘 이해하고 팀웍을 발휘하면서 연출하지 않으면 청중을 감동시키는 연기나 연주는 절대 나올 수 없다는 것을 항상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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